2012년 01월 20일
36살 동갑내기 소개팅의 전말.
얼마 전, 올해 들어 서른여섯이 된 외사촌 언니와 남편의 지인에게 소개팅을 주선했다. 둘의 공통점으로는 나이와 키가 작다는 점, 그리고 남자는 연애 경험 1번, 여자는 모태 솔로라는 도토리 키재기 연애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. 나머지 조건으로는 학벌은 여자가 좋고 직장은 남자가 좋다. 서른여섯이나 먹어서 학벌 운운하는 것 자체가 조금 웃긴 일이지만 여자에게는 뭐 나름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. 어쨌거나 어른들의 기대 속에 둘의 만남은 이루어졌고 결론은 서로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상태로 끝이 났다. 남자는 자기의 인연이 아닌 것 같다는 말로 일축했고 여자는 재미가 없었단다. 여기서 여자가 말하는 재미는 유머러스한 것보다 자신과 말이 통하는가 아닌가에서 오는 재미를 뜻한다.
둘 다 형제와 자매 중 둘째고 맏이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공통된 상황이라, 둘째만이라도 제발 결혼을 하길 바라는 부모님의 염원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누가 딱히 잘나고 못나고 한 조건도 아닌지라 괜찮겠다 싶었는데 역시 솔로 탈출은 쉽지 않다.
여자는 성격이 강하다. 집안에서 어릴 때부터 성격이 세기로 유명했었다. 평생 연애를 하지 않았으니 연애가 좋은지도 모르는데 부모의 등쌀에 못 이겨 계속 선을 보고 있다. 하지만 다들 알지 않는가, 나이가 많고 특별히 미모가 빼어나지도 않은데 똑똑하기까지 한 여자라면, 좋아할 남자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. 남편의 지인이자 우리 부부와 이미 많이 가까운 사이인 소개팅의 남자 주인공은 부드럽게 돌려서 소개팅의 전말을 말해주었다.
이미 소개팅 날짜를 잡기 위해 전화를 할 때부터 여자의 성격은 드러났다. 보통 처음 통화에서는 서로 날씨 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한 후에 약속을 잡는 게 대부분인데 여자는 먼저 "다음 주 괜찮으시죠? 수요일 어때요?"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, 어리둥절한 남자는 일단 알았다고 약속을 잡았다. 그리고 만나는 날 레스토랑 예약까지 성격 급한 여자가 이미 해 놓은 상태.
만나서는 독서토론회처럼 서로의 독서 취향 및 문화적 취향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, 여자가 하는 말 "아프니까 청춘이다, 같은 책을 읽는 사람은 정말 이해가 안 돼요. 그럴 시간 있으면 영어 공부라도 하나 더 할 생각을 해야죠!".
남자나 여자나 둘 다 별 어려움 없는 가정에서 컸지만, 여자는 추리소설을 좋아해서인지 감성적인 글이나 영화는 전혀 취미가 없단다. 문제는 자신의 취향을 상대에게 어떻게 말하느냐인데, 좀 더 부드럽게 포장해서 할 줄 모른다는 게 여자의 문제. 선을 볼 때마다 거의 애프터 신청을 받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. 어차피 자신과 똑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. 나 또한 남편과 취향이 맞지 않아 영화 한 편 같이 보기가 어렵다. 하지만 취향이 맞는 사람을 찾으려면 동호회를 가야 하는 거 아닌가. 취향이 맞지 않아도 이성 간에는 공유할 것들이 충분히 많다.
결국 두 시간 만에 밥과 차라는 소개팅의 절차를 모두 밟은 남녀는 각자 헤어져서 집으로. 여자는 집에 돌아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한 번 더 만나자고 하면 다시 만날 수는 있다고 말했고 남자는 별로 다시 만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. 그냥 여기서 끝났으면 별문제 없는 소개팅이었을 텐데, 문제는 하루라도 빨리 시집을 보내고 싶어하시는 여자의 부모, 즉 나의 외삼촌 외숙모께서 딸의 이러한 말을 오해하고 남자 쪽에 한 번 더 만나자고 말해보라고 했다는 점이다. 남편과 나는 남자 쪽에 연락을 해서 여자의 장점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다시 한 번 보자고 얘기를 해놨는데, 알고 보니 여자의 그 말은 예의상 멘트였다는 사실.
막상 다시 만나도 별로 달라질 것 없다는 여자의 말에 가족들은 깜짝 놀라고, 이런 상태에서 다시 만나는 것도 웃기도 그렇다고 남자에게 다시 만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웃기고. 서른 여섯 살의 외사촌 언니는 어릴 때 만화책에 푹 빠져 살아서인지 아직도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것 같다. 언니가 맘에 들어 했던 남자들은 이미 다들 장가갔다는데 아직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. 괜히 중간에 끼여서 우리 부부만 애매하게 됐네.
남편에게 말해봤자 좋은 이야기를 들을 것 같지도 않아 일단은 침묵 중. 정말 노처녀 노총각 결혼시키기 힘들다. 그래도 둘이 잘 되면 서로 효도하는 건데 말이지.
둘 다 형제와 자매 중 둘째고 맏이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공통된 상황이라, 둘째만이라도 제발 결혼을 하길 바라는 부모님의 염원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누가 딱히 잘나고 못나고 한 조건도 아닌지라 괜찮겠다 싶었는데 역시 솔로 탈출은 쉽지 않다.
여자는 성격이 강하다. 집안에서 어릴 때부터 성격이 세기로 유명했었다. 평생 연애를 하지 않았으니 연애가 좋은지도 모르는데 부모의 등쌀에 못 이겨 계속 선을 보고 있다. 하지만 다들 알지 않는가, 나이가 많고 특별히 미모가 빼어나지도 않은데 똑똑하기까지 한 여자라면, 좋아할 남자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. 남편의 지인이자 우리 부부와 이미 많이 가까운 사이인 소개팅의 남자 주인공은 부드럽게 돌려서 소개팅의 전말을 말해주었다.
이미 소개팅 날짜를 잡기 위해 전화를 할 때부터 여자의 성격은 드러났다. 보통 처음 통화에서는 서로 날씨 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한 후에 약속을 잡는 게 대부분인데 여자는 먼저 "다음 주 괜찮으시죠? 수요일 어때요?"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, 어리둥절한 남자는 일단 알았다고 약속을 잡았다. 그리고 만나는 날 레스토랑 예약까지 성격 급한 여자가 이미 해 놓은 상태.
만나서는 독서토론회처럼 서로의 독서 취향 및 문화적 취향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, 여자가 하는 말 "아프니까 청춘이다, 같은 책을 읽는 사람은 정말 이해가 안 돼요. 그럴 시간 있으면 영어 공부라도 하나 더 할 생각을 해야죠!".
남자나 여자나 둘 다 별 어려움 없는 가정에서 컸지만, 여자는 추리소설을 좋아해서인지 감성적인 글이나 영화는 전혀 취미가 없단다. 문제는 자신의 취향을 상대에게 어떻게 말하느냐인데, 좀 더 부드럽게 포장해서 할 줄 모른다는 게 여자의 문제. 선을 볼 때마다 거의 애프터 신청을 받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. 어차피 자신과 똑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. 나 또한 남편과 취향이 맞지 않아 영화 한 편 같이 보기가 어렵다. 하지만 취향이 맞는 사람을 찾으려면 동호회를 가야 하는 거 아닌가. 취향이 맞지 않아도 이성 간에는 공유할 것들이 충분히 많다.
결국 두 시간 만에 밥과 차라는 소개팅의 절차를 모두 밟은 남녀는 각자 헤어져서 집으로. 여자는 집에 돌아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한 번 더 만나자고 하면 다시 만날 수는 있다고 말했고 남자는 별로 다시 만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. 그냥 여기서 끝났으면 별문제 없는 소개팅이었을 텐데, 문제는 하루라도 빨리 시집을 보내고 싶어하시는 여자의 부모, 즉 나의 외삼촌 외숙모께서 딸의 이러한 말을 오해하고 남자 쪽에 한 번 더 만나자고 말해보라고 했다는 점이다. 남편과 나는 남자 쪽에 연락을 해서 여자의 장점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다시 한 번 보자고 얘기를 해놨는데, 알고 보니 여자의 그 말은 예의상 멘트였다는 사실.
막상 다시 만나도 별로 달라질 것 없다는 여자의 말에 가족들은 깜짝 놀라고, 이런 상태에서 다시 만나는 것도 웃기도 그렇다고 남자에게 다시 만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웃기고. 서른 여섯 살의 외사촌 언니는 어릴 때 만화책에 푹 빠져 살아서인지 아직도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것 같다. 언니가 맘에 들어 했던 남자들은 이미 다들 장가갔다는데 아직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. 괜히 중간에 끼여서 우리 부부만 애매하게 됐네.
남편에게 말해봤자 좋은 이야기를 들을 것 같지도 않아 일단은 침묵 중. 정말 노처녀 노총각 결혼시키기 힘들다. 그래도 둘이 잘 되면 서로 효도하는 건데 말이지.
# by | 2012/01/20 12:33 | 기억을 위한 기록 | 트랙백 | 덧글(15)




